
이해선 기자
2025년 10월 29일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들이 점유율 확보를 위해 신규 코인 상장에 속도를 내면서 3분기 상장 건수가 전 분기보다 30% 넘게 증가했다. 시장 회복세에 편승한 유동성 확보 전략이 본격화됐지만, 투자자 수익률은 오히려 뒷걸음질치며 상장 전략의 실효성에 의문이 제기된다.
29일 가상자산업계에 따르면 올해 3분기 업비트·빗썸·코인원·코빗·고팍스 등 5대 원화거래소의 신규 상장은 총 132건으로, 2분기 101건에서 30.7% 늘어났다. 이는 최근 1년 사이 가장 가파른 분기별 증가율이다.
특히 업비트의 상장 확대가 두드러졌다. 9월 두나무와 네이버파이낸셜 간 합병 추진 소식이 전해진 직후, 업비트의 월간 상장 건수는 7월 7건, 8월 6건에서 9월 21건으로 세 배 넘게 급증했다.
거래소들의 상장 경쟁은 시장 환경 변화와도 맞물린다. 3분기 글로벌 가상자산 시가총액은 4470조원에서 5500조원으로 23% 늘었고, 비트코인과 이더리움은 각각 15.6%, 79.5% 상승하며 시장 전반에 낙관론이 확산됐다.
그러나 정작 국내 투자자의 체감 수익률은 반대 흐름을 보였다. 3분기 평균 수익률은 -12.9%로 세 분기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하며, 거래소들의 ‘양적 상장’ 전략이 수익 개선으로 이어지지 않았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최화인 대표는 “거래량은 늘었지만 수익은 나지 않았다”며 “과도한 상장 경쟁이 오히려 투자자 신뢰를 훼손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국내 투자자들은 점차 안정성과 지속 가능성을 중시하고 있다”며 “검증된 프로젝트 중심으로 전략을 재편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