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승혁 기자
2025년 9월 26일
국내 1위 가상자산거래소 업비트를 운영하고 있는 두나무의 주가가 하루 만에 급반등했다. 지난 25일 네이버파이낸셜이 두나무와 포괄적 주식교환을 추진한다는 소식이 알려지자 두나무 일부 주주들이 나스닥 상장 기대감을 낮게 보는 등의 요인으로 매도세가 발생했는데, 그런 단기적 이슈보다 장기적인 비전을 긍정적으로 보는 주주들이 매물을 거둬갔다는 분석이다.
26일 증권플러스 비상장에 따르면 두나무는 이날 오후 2시 44분 기준 전 거래일 대비 12.01% 오른 34만50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지난 25일 10.72%의 낙폭이 있었지만 이날 큰 폭반등하면서 24일(34만5000원) 수준을 하루 만에 되찾았다. 2023년 11월 7만3000원대였던 것보다 약 5배 오른 수치인데도 차익 실현세에 대응하는 반발 매수세가 강하다는 평가다.
이번 M&A의 특징은 큰 회사가 작은 회사의 경영권을 넘겨받는 흡수라기보다, 양 회사가 대등한 지위를 유지하는 식의 합병에 가깝게 보인다는 점이다. 국내에선 생소한 대등합병(Merger of Equals, MOE) 개념도 연상된다. 네이버는 블록체인 사업에서 한 차례 실패를 맛본 바 있다. 계열사 라인이 발행한 디지털자산 '핀시아'는 레이어1 플랫폼인데도 확장성 부족이 지적되면서 결국 카카오에 뿌리를 둔 '클레이튼'과 합병해 네이버·카카오로부터 독립했다.
법정화폐와 가치가 고정되도록 설계한 '스테이블코인' 도입은 네이버 블록체인사업의 흑역사를 씻어줄 수 있다. 미국에서 달러 기반 스테이블코인 도입이 심화하고 있는 가운데 더불어민주당도 디지털자산 태스크포스(TF)를 만들어 통화주권을 보호하기 위한 원화 스테이블코인 법제화에 나섰다. 여당뿐 아니라 정부에서도 하정우 AI수석, 한성숙·최휘영 장관 등 네이버 출신이 굵직한 자리에 있어 투자자들의 기대감이 생긴다.
최화인 초이스뮤온오프 대표는 "거래소가 단독적으로 스테이블코인 사업을 하거나 기존 금융시장으로 들어오기에는 한계가 너무 명확해 기존의 빅테크 기업들과 협업을 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두나무로서는 최고의 파트너를 잡은 것"이라며 "두 회사의 M&A는 원화 스테이블코인 시장을 근간으로 블록체인 네트워크의 금융 시장 확장을 전제하고 시작됐다고 보여진다"고 밝혔다.
이번 네이버와 두나무 이슈에 앞서 최 대표는 거래소와 빅테크 간 M&A가 활성화될 것으로 예측한 바 있다. 최 대표는 "카이아와 같은 네트워크를 버리고 대중성과 유통성을 갖춘 이더리움 등 저렴한 네트워크를 쓸 수 있고 블록체인 금융 서비스에서 발생하는 새로운 데이터를 먼저 수집할 수 있는 장점도 있다"며 "글로벌에서 3군이었던 우리나라 금융시장이 이번 M&A로 굉장히 큰 영향을 받으며 퀀텀 점프가 가능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