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주현 기자
2026년 2월 9일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 빗썸이 지난 6일 비트코인 시세 맞추기 당첨 이벤트 물량 지급 과정에서 62만개 비트코인을 오지급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로 인해 내부통제와 신뢰도에 타격을 입었다.
9일 가상자산 업계에 따르면 빗썸은 지난 6일 오후 7시 당첨자 695명에게 이벤트 리워드를 지급하는 과정에서 비트코인 수량 입력 실수로 62만 개 비트코인을 지급했다.
이후 7시 20분에 오지급했음을 인지하고 7시 35분에 거래 및 출금 차단을 시작해 5분 뒤인 7시 40분에 거래와 출금 차단을 완료했다.
이 과정에서 비트코인 1788개가 빗썸에서 매도되어 비트코인 가격이 급락했다. 거래소는 매도된 비트코인의 93% 가량을 회수 완료했다고 밝혔다.
빗썸은 이상거래 내부 통제 시스템을 통해 오지급 발생 35분만에 비트코인이 오지급된 695명 고객에 대한 거래 및 출금을 차단했다. 오지급 금액의 99.7% 수준인 61만 8212개를 회수했으며 미회수 자산에 대해선 회수 조치를 진행 중이다.
이후 거래소는 지난 7일 오후 4시 기준 예상 고객 손실 금액을 약 10억 원 내외로 파악했다. 추가 손실분까지 회사가 모두 보상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사고와 관련해 소수 직원의 비트코인 수량 입력 오류로 다량의 비트코인이 지급됐다는 점에서 빗썸의 내부통제가 허술한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왔다.
또한 2025년 3분기 빗썸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빗썸이 보유한 비트코인 수량은 175개, 고객이 위탁한 비트코인은 4만2619개인데 오지급된 수량이 62만개에 달한다는 점에서 유령 코인을 지급한 게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됐다.
이와 관련 조태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번 오지급 사태는 거래소의 장부거래 구조에서 발생한 사고"라며 "거래소 내부 데이터베이스 상 숫자 조작만으로 실제 보유량보다 훨씬 많은 비트코인이 지급됐다는 건 그 숫자가 실제 자산이 아니라 장부상의 기록에 불과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조 연구원은 "이는 2018년 삼성증권 유령 주식 사건 때 담당자가 우리사주 배당 단위를 '원' 대신 '주'로 잘못 입력하면서 수십조 원어치 이상 존재하지 않는 주식이 계좌에 찍혔던 것과 구조적으로 동일한 문제"라며 "이 정도 규모의 오지급이 가능했던 건 내부 장부 간 실시간, 강제 검증 구조가 없었다고 추측할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해 빗썸의 내부통제 부실이 드러나 관련 규제가 강화될 수밖에 없게 됐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채상미 이화여자대학교 경영학과 교수는 "이번 오지급 사태는 가상자산 거래소의 내부통제가 얼마나 허술한지 드러난 사례"라며 "금융당국이 거래소의 내부통제 규제를 강화하는 기조로 갈 수밖에 없게 됐다"고 말했다.
최화인 초이스뮤온오프 대표 역시 "이번 오지급 사고는 대주주 지분 제한 등을 추진하고 있는 금융당국의 규제 강화에 상당한 당위성을 제공했다"며 "단순 '팻 핑거'(인간이 저지르는 기기 조작 실수로 인한 문제들이라는 뜻)의 문제로 볼 수 없게 됐다"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