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훈길 기자
2026년 2월 6일
디지털자산거래소 빗썸이 고객 1인당 2000억원 상당의 비트코인을 잘못 지급한 사고와 관련해 금융당국이 조사에 착수됐다. 당국은 이번 사안을 초유의 사고로 보고 제재 가능성을 시사하고 있어 원인 규명, 수습 방안, 재발방지 대책이 주목된다. 이번 사태가 제대로 해결되지 않을 경우 디지털자산기본법(2단계 입법) 논의, 디지털자산 시장 신뢰 회복에도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7일 업계에 따르면 빗썸은 전날 오후 6시께 랜덤박스 이벤트를 통해 1인당 2000원~5만원씩 리워드를 지급할 예정이었다. 그런데 지급 과정에서 단위를 ‘원’이 아닌 ‘비트코인(BTC)’으로 잘못 입력하면서 당첨자 계좌에 각각 2000개의 비트코인이 지급되는 오류가 발생했다.
이로 인해 총 249명에게 55만개에 달하는 비트코인이 오지급 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1인당 약 2000억원, 전체 규모로는 약 50조원에 달하는 금액이다. 빗썸은 이 가운데 160여명으로부터 미사용 비트코인 약 40만개를 회수했으나 나머지 80여명에게 지급된 약 20만개는 회수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빗썸은 7일 오전 입장문에서 “이번 이벤트 지급 과정에서 발생한 혼란으로 고객 여러분께 불편을 드린 점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빗썸은 정확한 오지급 비트코인 개수·대상 인원, 회수 규모, 인출 액수 등에 대해서는 추후 입장을 밝힐 계획이다.
금융위원회, 금융감독원은 사고 직후 현장 검사에 즉각 착수했다. 금융당국은 사고 원인과 내부 통제 시스템 전반을 면밀히 조사할 방침이다. 금융위 관계자는 “일단 정확한 상황 파악부터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우선 당국은 이번 사고가 단순 직원 실수인지, 내부 공모 등 고의성이 있었는지를 중점적으로 살펴보고 있다. 빗썸은 “이벤트 지급 과정에서 일부 고객님께 비정상적인 수량의 비트코인이 지급됐다”며 “해당 비트코인을 수령한 일부 계정에서 매도가 이뤄지면서, 비트코인 시세가 일시적으로 급격히 변동하는 현상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초유의 사고가 발생했기 때문에 현재로선 빗썸이 제재를 피하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금융위 관계자는 “정확한 상황 파악이 끝난 뒤 구체적인 법 적용 상황을 볼 것”이라며 “법에 저촉되는 사항이 있을 것”이라고 예고했다. 당국은 가상자산이용자보호법 위반 여부 등을 살펴볼 예정이다.
처벌 수위에 따라 빗썸의 가상자산사업자(VASP) 면허 갱신과 기업공개(IPO) 추진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빗썸은 VASP 면허 갱신 신고를 하고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특금법에 따르면 코인거래소는 3년마다 사업자 신고를 갱신해야 한다. 또한 빗썸은 2023년 삼성증권을 IPO 주관사로 선정한 뒤 상장을 추진해왔다.
전문가들은 이번 사고가 디지털자산 시장 전반의 신뢰 문제로 확산되지 않도록 강력한 후속 대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디지털자산 전문가 최화인 초이스뮤온오프 대표는 “실수든 고의든 거래소 시스템에 중대한 허점이 드러난 사건”이라며 “스테이블코인 관련 디지털자산기본법, 전통금융·디지털자산 결합이 논의되는 시점에서 신뢰의 위기로 번질 수 있어 엄중한 후속 대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