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승혁 기자
2025년 11월 14일
국내 가상자산거래소 1, 2위로서 시장을 양분하는 업비트와 빗썸 간 점유율 격차가 다시 확대하고 있다. 빗썸은 월드코인 상장과 현금성 이벤트 등으로 끌어올린 점유율이 빠르게 하강하면서 빈약한 내실을 노출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미국의 통화정책 완화 경계감이 높아졌고 금융감독원은 고위험상품 출시를 제약하는 등 빗썸의 본실력으로 점유율 확보가 쉽지 않은 국면이다.
금융사가 아닌 빗썸의 이 같은 '규제 외줄타기' 영업은 이번 사례에 그치지 않는다. 빗썸의 코인대여 서비스 '렌딩플러스' 이용자의 강제 청산이 대량으로 촉발돼 달러와 가치가 연동되는 스테이블코인인 테더의 시세가 5755원까지 치솟는 이상행태도 국내에서 이 거래소에서만 발생했다. 김현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번 사태는 금융당국의 관리 부실과 빗썸의 무책임한 고위험 상품 운영이 빚어낸 예견된 결과"라고 질타하기도 했다.
이찬진 금감원장이 지난 9월 말 가상자산사업자 최고경영자(CEO) 간담회에서 "가상자산이 제도권 금융상품과 어깨를 나란히 하기 위해서는 이용자 중심의 책임 경영을 확립해야 한다"며 "과도한 이벤트, 고위험 상품 출시 등 단기 실적에만 몰두한 왜곡된 경쟁으로 이용자의 신뢰를 잃는 일은 없어야 한다"고 한 이유다. 이 자리에는 빗썸만 초청 명단에서 제외됐다.
빗썸은 윤민섭 숭실대 교수(디지털소비자연구원 이사)를 전략법무실 정책협력 이사로 영입하면서 규제당국과 보폭을 맞추려는 모습이지만 이에 따라 빗썸의 공격적인 영업이 제약받게 되며 점유율 하락이 심화할 수 있다. 업비트와 빗썸 간 상장 전략이 비슷할 경우 빗썸을 이용할 요인의 희석되기 때문이다.
블록체인 프로젝트 초이스뮤온오프에 따르면 빗썸은 9월 한 달 간 22건의 신규 상장을 추진하며 점유율 확대를 시도했으나 업비트의 상장 대응으로 빗썸의 점유율은 다시 하락해 단기적인 효과를 유지하지 못했다.
최화인 초이스뮤온오프 대표는 "3분기 업비트에서 신규 상장된 가상자산 34종 모두 바이낸스 또는 코인베이스, 국내 원화 거래소에 이미 상장돼 있어 유동성 확보에 안정적으로 평가받고 있다"며 "빗썸 역시 37종 중 1종을 제외한 36종은 타 거래소에 상장돼 있던 종목을 상장하는 등 두 거래소 모두 리스크를 최소화해 투자자에게 안전한 선택지를 제공하는 방향으로 상장 전략을 구사했다"고 짚었다.
